같은 엉덩이 통증인데 병원마다 다른 이름을 말한다면 어떤 기분이 드실까요?
허리디스크, 이상근증후군에 이어 이번에는 좌골점액낭염. 저는 세 번째 진단명을 듣고 기분이 좋아지기는커녕 마음이 더 복잡해졌습니다.
이상근 주사를 두 번 맞았지만 통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저는 또 다른 대학병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S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사실 처음 진료의뢰서를 받을 때 K대학교병원과 S대학교병원 두 곳에 동시에 예약을 해두었어요. 대학병원 대기가 길다 보니 만약을 대비한 선택이었죠.
K대학교병원에서 먼저 진료가 시작되어 그쪽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S대학교병원 진료일이 뒤늦게 잡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진단명과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전 글 확인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하실수 있어요!

1. 좌골점액낭염이란, 엉덩이 통증의 또 다른 원인
좌골점액낭염은 엉덩이 아래쪽, 의자에 앉을 때 바닥에 닿는 뼈인 좌골결절 위에 있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긴 상태입니다. 점액낭은 뼈와 근육 사이에서 마찰을 줄여주는 완충 주머니인데, 이 주머니가 자극을 받아 부으면 앉을 때마다 통증이 느껴질 수 있어요.
서울아산병원 자료에 따르면 점액낭염은 반복적인 마찰이나 압박, 외상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오래 앉아 직물을 짜는 직공들에게 많아서 "직공의 엉덩이(weaver's bottom)"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어요.
좌골점액낭은 좌골신경과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점액낭이 부으면 좌골신경을 자극해 디스크나 이상근증후군과 비슷한 방사통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장시간 딱딱한 의자에 앉는 사무직이라면 발생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셈이죠. 저 역시 수년간 딱딱한 사무실 의자에서 하루 8시간 이상을 보내고 있었으니까요. 좌골점액낭염은 진단이 어려운 질환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증상이 비특이적이고 다른 질환과 혼동되기 쉬워서 MRI나 초음파 같은 영상 검사로도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진단명을 듣기까지 여러 병원을 돌아야 하는 경우가 저만의 경험은 아닐 수 있습니다.

2. 엉덩이 통증 같은 MRI, 다른 진단이 나온 이유
S대학교병원 정형외과를 방문한 날, 저는 K대학교병원에서 촬영했던 MRI 영상 자료를 미리 등록해 두었습니다. S대학교병원에서는 추가로 X-ray를 촬영하고, MRI 영상과 함께 진료에 들어갔어요.
영상을 보던 의사 선생님은 "좌골점액낭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같은 MRI 영상인데 K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에서는 이상근증후군, S대학교병원 정형외과에서는 좌골점액낭염. 두 병원의 진단명이 달랐던 것입니다. 난감하더라고요.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같은 영상이라도 보는 전문의의 전공과 관점에 따라 주목하는 구조물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활의학과에서는 신경과 근육의 기능적 관계에 주목해 이상근의 좌골신경 압박을 지적했고, 정형외과에서는 뼈와 관절 주변 구조물에 초점을 맞춰 좌골결절 위의 점액낭 이상을 본 것이죠. 같은 사진에서도 어디를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이 경험으로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이것은 어느 한쪽이 틀렸다기보다 엉덩이라는 좁은 공간 안에 여러 구조물이 겹쳐 있기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럽지만, 두 가지 관점을 모두 알게 된 것 자체가 원인을 좁혀가는 데 의미 있는 정보였어요.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는 '정말 치료가 되기는 할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어요. 그리고 도대체 '어떻게 치료를 해야하는것인가'란 생각도 동시에 들더군요
3. 엉덩이 통증 환자가 대학병원에서 회송당한 이야기
진단명보다 저를 더 힘들게 한 것은 그 뒤에 이어진 의사 선생님의 태도였습니다. 좌골점액낭염이라는 진단과 함께 "이 정도의 질환은 동네 정형외과 진료도 충분하다"는 뉘앙스로 회송의뢰서를 써주셨어요.
제가 느낀 감정은 명확했습니다. "이런 질환 정도로 여기를 왜 왔어?" 그런 느낌이었어요. 기분이 상했습니다. 나에게는 수년간 이어진 심각한 통증인데, 중증 환자가 많은 대학병원에서 내 통증은 그 정도의 가치도 없다는 것인지.
지금 돌아보면 의사 선생님 입장에서는 환자의 질환 수준에 맞는 적절한 의료 단계를 안내한 것이었을 수 있습니다. 대학병원은 중증도 높은 환자를 위한 곳이니까요.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수년간 아프고, 여러 병원을 다니며 간절한 마음으로 찾아간 곳에서 가볍게 돌려보내지는 느낌을 받으면 그것은 단순한 의료 정보 전달이 아니라 감정의 문제가 됩니다.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당신의 통증이 하찮아서가 아니라 의료 시스템의 단계 구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다만 의료진에게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진단 결과를 전달할 때 환자가 그동안 겪어온 시간과 고통에 대한 작은 공감의 말 한마디가 있었다면 같은 회송이라도 받아들이는 감정은 많이 달랐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 소통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제가 원했던건 MBTI의 'F' 감성이었는데 그 의사는 'T' 감성이었다는거죠...
4. 엉덩이 통증 진단이 계속 바뀔 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허리디스크, 이상근증후군, 좌골점액낭염. 이 시점에서 저는 세 가지 진단명을 들은 상태였습니다. 도대체 뭐가 맞는 건지, 치료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 건지 정말 난감했어요.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이 세 진단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엉덩이 통증은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여러 구조물이 겹쳐서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알려져 있어요. 디스크가 좀 좁아져 있고, 이상근도 긴장되어 있고, 점액낭에도 자극이 가해진 상태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죠.
문제는 어느 것이 "주된 원인"인가를 가려내는 것인데, 이것이 엉덩이 통증 진단이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진단명이 바뀌었다고 실망하기보다 "지금까지 확인한 원인 후보가 세 가지"라고 받아들이는 관점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정답을 찾는 경우보다 소거법으로 범위를 좁혀가는 경우가 의료 현장에서는 오히려 더 일반적이라는 것을 이 여정을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진단명이 추가될 때마다 "또 다른 병이 생긴 건가?"라고 걱정하시기보다 "원인 후보 목록에 하나가 더 추가됐다"고 생각하시면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 수 있어요. 그리고 여러 진단명이 쌓였을 때야말로 그것들을 종합할 수 있는 전문의를 찾는 것이 다음 단계의 핵심이 됩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이 모든걸 종합할 수 있는 전문의가 과연 있기는 한걸까요? 의문이네요...
5. 엉덩이 통증, 두 대학병원을 동시에 예약한 이유
여담으로 혹시 대학병원 진료를 앞두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제가 했던 방법을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동네 의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받을 때 한 장이 아니라 두 장을 발급받아 서로 다른 대학병원에 예약을 해두는 것입니다.
대학병원 대기가 길다 보니 한 곳만 예약하면 반년 가까이 아무 진료도 못 받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두 곳에 예약을 해두면 먼저 잡히는 곳에서 검사 및 치료를 시작하고, 나중에 잡히는 곳에서 검사한 영상자료를 토대로 다른 관점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방법 덕분에 K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에서는 이상근증후군 관점을, S대학교병원 정형외과에서는 좌골점액낭염 관점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같은 통증에 대해 두 가지 관점을 비교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의미 있는 수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두 곳의 진단이 다르면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통증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한 병원의 시선보다 여러 관점이 진실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이 제 경험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두 병원에서 동시에 치료를 진행하는 것은 약물 중복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각 병원에 다른 곳에서도 진료 중임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도 S대학교병원 방문 시 K대학교병원에서의 치료 경과를 모두 말씀드렸고, 그래야 의사 선생님도 이전 치료 반응까지 참고해서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6. 좌골점액낭염 진단 FAQ, 이것이 궁금해요
Q1. 좌골점액낭염과 이상근증후군은 동시에 있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좌골점액낭과 이상근은 해부학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어서 한쪽의 문제가 다른 쪽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이상근이 긴장되면 점액낭에 압력이 가해지고, 점액낭이 부으면 좌골신경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여러 원인이 겹쳐 있을 때는 하나의 진단명으로 다 설명되지 않을 수 있어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Q2. 회송의뢰서를 받으면 대학병원 진료가 끝나는 건가요?
회송의뢰서는 현재 상태가 동네 의원급에서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이 담긴 문서입니다. 대학병원 진료 자체가 영구히 끝나는 것은 아니고, 이후 증상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문제가 생기면 다시 의뢰를 받아 방문할 수 있어요. 기분이 상할 수 있지만, 의료 단계의 적절한 안내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Q3. 딱딱한 의자에 앉으면 엉덩이가 아픈데 좌골점액낭염인가요?
딱딱한 곳에 앉을 때 엉덩이 아래쪽 뼈 부근이 콕콕 쑤시는 통증은 좌골점액낭염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위치의 통증을 일으키는 다른 질환도 있을 수 있으니 자가 진단보다는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핵심 요약 5줄
1. 같은 MRI 영상이라도 진료과와 전문의에 따라 다른 진단명이 나올 수 있습니다.
2. 좌골점액낭염은 좌골결절 위 점액낭의 염증으로, 오래 앉는 습관과 관련이 깊습니다.
3. 대학병원 회송은 질환이 가볍다는 뜻이 아니라, 의료 단계에 따른 적절한 안내일 수 있습니다.
4. 엉덩이 통증은 여러 원인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어, 진단명이 바뀌는 것이 모두 오진은 아닙니다.
5. 대학병원 2곳 동시 예약은 다른 관점의 의견을 비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세 번째 진단명을 듣고 치료의 방향이 더 복잡해진 것 같았지만, 돌아보면 원인 후보의 범위가 더 구체적으로 좁혀진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저는 이 모든 정보를 가지고 다시 치료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참고 자료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점액낭염(Bursitis)
(amc.seoul.kr)
MSD 매뉴얼 일반인용, 이상근 증후군
(msdmanuals.com)
MSD 매뉴얼 일반인용, 좌골신경통
(msdmanuals.com)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좌골신경통
(amc.seoul.kr)
PubMed Central, Ischiogluteal Bursitis 임상 경과 연구
(ncbi.nlm.nih.gov)
이 글은 개인의 경험과 공신력 있는 기관의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글에 담긴 경험담은 개인의 사례로 사람마다 증상과 경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향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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